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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드래곤이라 하면 인적 없는 곳에 둥지를 만들고 은둔해 있을 줄 알았는데 이 드래곤을 찾고 보니 도서관에 들를 때 자주 보던 키 큰 남자의 정체가 그것이었더라 '너 드래곤이었어..?' 하고 묻는 선배에게 남자가 '응, 그런데?'라고 덤덤하게 대답하는 걸로 시작하는 이종족 연애 보고 싶다
재회 후 오랜만에 손을 잡아보고 예전에 손잡았을 때와 느낌이 그리 크게 다르진 않네 하고 의아해하던 선배는 문득 어리던 그때와 달리 시간이 흘러 자신도 어른이 되었음을 깨달으면 좋겠다 어릴 때는 거세게 부딪쳤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계속 찾아가고 있잖니 정말 기특하다 두 사람의 마음도 성장한 거 같아서 여기서 서로의 마음을 성장시키는 데는 반드시 서로가 필요하다는 점이 정말 좋다
배 목욕하러 들어갈 때 아무것도 안 가지고 들어감 그저 옷을 벗어서 욕실 앞에다 잘 개어둠 그러면 나중에 선배가 갈아입을 옷이랑 속옷 들고 와서 아 진짜 하여튼 얘는 내가 꼭 챙겨줘야 한다니까 이러면서 욕실 앞에다 옷 내려놓고 벗어둔 옷은 세탁해야 하니까 가져감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하면 후배는 선배가 골라준 속옷 입을 거라고
전설의 건축소재를 찾아헤매던 선배는 거기에 들어맞는 것을 드래곤에게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문제는 그 소재가 드래곤의 비늘이라든가 피 몇 방울로 만들어진 결정.. 이런 것이라 드래곤을 만나러 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선배가 현존하는 드래곤을 조사한 결과 그는 짙은 잿빛의 갈기에 깊은 비취색 눈 그리고 그 안에는 핏빛의 고리를 가지고 있으며 남성이고... 하는 식의 애매한 전설 같은 정보밖에 알아내지 못함 그래도 여기에 의지하여 선배는 전설의 건축소재를 얻기 위해 드래곤을 찾아나선다
후배가 자리로 돌아오는 기척을 느낀 선배가 폰을 제자리에 되돌려놓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했지만 갑자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졌어? 하고 묻는 후배의 목소리에 살짝 뜨끔해지는 것이었다 네 폰에 있는 내 사진 봤다는 말은 차마 못 하고 ’네가 오늘 유독 귀여운 거 같아서‘라는 대답을 함 후배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한 번 고개를 갸웃했을 뿐 얌전히 선배 옆에 몸을 붙이고 앉는다
동거하다가 어영부영 연인 비슷한 사이가 된 지 몇 달째 정식으로 교제하자는 말이 오가지도 않은 상태라 이걸 연인이라고 해도 되는지 걔가 나를 정말 좋아하는 게 맞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선배의 앞에 놓인 후배의 핸드폰 후배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잠깐 훔쳐볼까 하는 충동에 사로잡히는데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후배가 한눈팔 성격이 아니라는 것도 알지만 그놈의 조바심이 뭐라고 충동을 이기지 못한 선배는 폰을 조심조심 집어 든다 뭐든 귀찮아하는 성격이라 역시 패스워드 등은 걸려 있지 않아서 쉽게 진입한 홈 화면
그렇게 선배는 곧바로 사진앨범을 열었고 거기에 있는 건... 주로 가지고 싶은 책의 정보나 하릴없이 찍은 듯 보이는 풍경 그리고 선배의 사진이 있었다 찍을 테니 포즈 잡아달라는 식의 촬영이 아니라 선배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 빠르게 찍은 듯한 사진 한낮의 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일에 몰두하는 옆모습이나 요리할 때의 뒷모습 한창 하품하느라 칠칠치 못하게 입을 크게 벌린 얼굴이나 퍼질러 잘 때의 무방비한 얼굴 등 선배는 이걸 보고 ‘이 녀석 나를 정말 좋아하는구나...’라는 걸 실감하게 됨
성격과 재능 때문에 선배의 인생이 결코 순탄하지 않은데 후배가 이걸 진작에 꿰뚫어보고 과거든 현재든 끊임없이 조언하고 충고해주는 게 진짜 감동임 선배는 고난 속에서도 스스로 어떻게든 헤쳐나올 사람이니 의지는 존중하되 그 길이 조금이나마 덜 험난하도록 곁에서 조용히 할 수 있는 일을 해줌
물론 계약서 썼다고 해도 좋아 선배가 과거에 한번 권리를 포기했던 집의 계약서에다 사인하는 상황이 재미있잖아
술 할인하는 날에 술 쇼핑한다는 것도 그렇고 6.6에서 비싼 술을 언급한 것도 그렇고 선배는 주로 맛있는 고급 술을 골라 마시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후배는 술을 궤짝으로 샀다는 걸 보면 주량도 세겠다 술의 품질을 대단히 중요시하진 않나 보다 한 잔의 술이 인생에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뿐이었다가 이제는 선배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의 매개 비슷한 것으로 인식이 바뀌었나 혼자 마시는 술보다 선배와 함께 술을 마실 때의 시간이 더 맛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