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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 듯한 칠흑의 갑옷을 입은 자가 우뚝 서 있다. 검붉은 핏방울을 연상시키는 짙은 색의 머리카락 사이로 작열하는 붉은 빛이 새어 나온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눈동자는 조용히 타오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베임네크
슬슬 움직여야겠지. 운명은 피할 수 없는 바람이 부는 것과 같기에 누군가를 기다려줄 만큼 자애롭지 못하고, 어떤 일이 벌어지든 간에 시간이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가는 것처럼 무척 야속하거든.
궤도가 정해진 모양이지.
나는 아무런 잡음이 없는 상태로 오롯이 그대에게만 열중하고 싶어.